척추관협착증 수술, 언제 해야 하나요? 수술 안 하고 지내도 되는 경우는요?
“버티셔도 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불편감이 내 노화를 촉진하지 않고, 내 활동량에 큰 영향이 없고, 내가 우울해지지 않고 있다면요. 그런데 폭포수가 거꾸로 올라가진 않습니다.” 이대영 병원장이 척추관협착증 환자분들께 드리는 말입니다. 척추관협착증 수술은 서둘러 할 일이 아니지만, 미루다 때를 놓치는 분이 있습니다. 그 ‘때’를 어떻게 알아보는지 설명드립니다.
이럴 때는 바로 진료를 받으세요
- 소변·대변을 참기 어렵거나, 항문 주위·사타구니가 멍해질 때
- 발목이나 발가락이 잘 안 들려 발이 덜렁거릴 때
- 다리 힘 빠짐·감각 저하가 며칠·몇 주 사이에 눈에 띄게 나빠질 때
버텨도 되는 협착증이 있습니다
척추관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입니다. 나이가 들면 인대가 두꺼워지고 관절이 커져 이 통로가 좁아집니다. 허리를 펴면 더 좁아지고 숙이면 조금 넓어지니, 걸을수록 다리가 저리고 앉으면 편해지는 것이지요. 한번 좁아진 통로는 약이나 주사로 다시 넓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증상이 늘 나빠지기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술을 권하지 않을 만큼 증상이 중간 정도인 환자 146명(평균 68세)을 3년 넘게 지켜본 스웨덴 연구를 보면, 다리 통증은 32%가 좋아지고 55%가 그대로였으며 13%만 나빠졌습니다. 더 오래된 연구(32명, 평균 4년)에서도 70%는 비슷했습니다. 참을 만한 협착증은 당장 크게 나빠지지 않는 원인이 여기 있습니다.
수술과 비수술 치료를 무작위로 나눠 비교한 연구들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습니다. 핀란드 연구(94명)와 미국 SPORT 연구에서는 수술한 쪽이 통증·기능에서 앞섰고, 미국의 다른 연구(169명)에서는 2년 뒤 물리치료와 수술의 결과가 비슷했습니다(단, 물리치료 쪽의 57%가 결국 수술을 받음). 연구 5편을 모은 코크레인 고찰은 근거의 질이 낮아 어느 쪽이 낫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맺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은 척추관협착증 수술 없이 지켜봐도 됩니다.
- 배운 대로 자세·걷기를 유지할 수 있고, 걷는 거리가 줄지 않는 분
- 약·주사로 통증이 가라앉아 잠과 일상에 지장이 없는 분
- 다리 힘과 감각이 그대로인 분
척추관협착증 수술이 필요해지는 신호는 걸음에서 옵니다
“젊은 사람은 아무리 아파도 지팡이를 짚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은 아무리 아파도 걷다가 앉지 않습니다.”(이대영 병원장) 어르신에게 협착증은 아픈 것보다 못 걷는 것이 문제입니다. 통증은 주사와 약으로 오르내리지만, 걸음은 계단처럼 내려가고 한번 내려간 걸음은 저절로 올라오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걸음이 나빠질 때는 보통 이런 순서를 밟습니다(사람마다 순서와 속도는 다릅니다).
- 아랫배가 앞으로 나오고, 허리를 자꾸 뒤로 젖히고 싶다
- 보폭이 줄었다
- 걸을 때 몸이 좌우로 흔들리고 발소리가 커졌다
- 고개와 상체가 숙여지고, 뒷짐을 지거나 지팡이를 짚게 됐다
- 걷자는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
- 발목·발가락 힘이 빠지거나, 발바닥이 두꺼운 패드를 대고 걷는 듯 둔하다
마지막 두 가지는 신경이 상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발이 덜렁덜렁할 정도가 되시면 수술해도 잘 안 돌아옵니다. 저리고 아픈 것과 감각이 둔한 것은 다릅니다.”(이대영 병원장) 발이 처지는 환자 87명을 본 일본 연구에서 수술 뒤 회복은 46%였고, 힘이 빠진 뒤 2개월 안에 수술한 쪽이 나았습니다. 다른 연구(102명)에서는 힘이 거의 없고 30일을 넘긴 경우 회복 가능성이 18%, 힘이 조금 남고 30일 안이면 94%로 갈렸습니다(되돌아본 연구라 확실성은 낮음). 저림도 비슷해서, 수술 전 저림이 심할수록 수술 뒤에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314명).
진료실에서 보면, 협착증으로 오시는 70~80대 어르신 중에는 발목이 이미 덜렁거리는데도 그걸 모르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허리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발 힘이 빠진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으신 겁니다. 그런 분은 허리 수술보다 발목 보조기를 먼저 맞춰 드립니다. 덜렁거릴 정도가 되면 수술해도 다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겁이 나서, 또는 주변이 무심해서 주사 맞고 버티다 여기까지 오신 경우가 지금도 많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휠체어를 타고 오시는 분도 꽤 있고요. 반대로 한 시간씩 걷던 60대분이 치료 뒤 덜 아파졌다며 만족하시는데, 여쭤보면 이제 30분밖에 못 걷습니다. 활동량을 줄여서 덜 아파진 걸 괜찮아진 걸로 알고 계신 겁니다. 그래서 저는 통증보다 “요즘 얼마나 걸으세요?”를 먼저 여쭙니다.
척추관협착증 수술, MRI가 심하다고 바로 하지는 않습니다
수술을 앞둔 협착증 환자 63명을 본 튀르키예 연구에서, MRI상 좁은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불편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없었습니다. 심하게 좁아도 불편이 적은 분이 있고, 그 반대도 있었지요. 그래서 MRI 한 장으로 정하지 않고 다섯 가지를 함께 봅니다. 다리 증상이 생활을 얼마나 막는지, 걸을 수 있는 거리와 그 추세, 주사·약·운동에 대한 반응, MRI 소견과 증상이 맞는지, 나이와 몸 전체의 상태. 같은 영상을 보고도 의사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으니 “왜 이 수술인지” 물어보세요.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미루면 무엇을 잃나요?
연구로 보면 세 가지입니다.
좋아지는 폭. 미국 SPORT 연구의 협착증 환자 632명을 나눠 보니, 증상이 1년을 넘긴 분은 1년 안에 치료한 분보다 4년 뒤 좋아진 폭이 작았습니다. 수술을 받든 안 받든 마찬가지였고, 전방전위증 환자에서는 이 차이가 없었습니다. 스웨덴 자료(109명)도 다리 통증 2년 초과에서 수술 결과가 덜 좋았지만, 영국 자료(14,485명)에서는 증상 기간과 수술 뒤 걷기가 무관했습니다. 연구가 갈리는 부분입니다.
걸음. 같은 영국 자료에서 수술 전 “잘 못 걷는다”는 분이 30%에서 1년 뒤 8%로 줄었는데, 수술 전에 더 멀리 걷던 분일수록 1년 뒤에도 잘 걸었습니다. 체계적 고찰(21편)도 수술 전 걷는 능력이 수술 뒤 결과를 예측한다고 정리했습니다. 걸음은 허리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65세 이상 34,485명을 모은 분석에서는 걷는 속도가 빠른 사람일수록 오래 살았습니다(초속 0.1m마다 사망 위험 약 12% 낮음 — 원인이 아니라 연관). 국내 연구(126명)에서는 1년 동안 수술 없이 지낸 군의 균형 검사가 나빠졌고, 감압술을 받은 군은 좋아졌습니다.
선택지. 나이가 많을수록 수술은 허리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받습니다. 미국 65세 이상 32,152명 자료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은 감압술 2.3%, 여러 마디 유합술 5.6%였고, 60~89세를 상태가 비슷한 사람끼리 짝지어 본 자료에서는 80대의 한 달 내 사망이 감압술 0.68%, 유합술 4.19%였습니다(두 수술의 환자군이 같지 않아 직접 비교는 조심스러움). 진료실에서 보면 어느 나이와 몸 상태를 넘으면 유합술은 선택지에서 빠지고, 감압술은 그때도 할 수 있더라도 오래 눌린 신경과 떨어진 근력·균형은 다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이대영 병원장의 진료 관찰). “서두르라는 것이 아니라, 수술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번 손대면 계속 손댄다”는 말에는 두 수술이 섞여 있습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걱정인데, 신경 자리를 넓히는 감압술과 뼈를 나사못으로 붙이는 유합술이 한 덩어리로 묶여 있습니다. 두 수술은 “성공한 뒤”의 모습이 다릅니다.
- 유합술 뒤: 뼈가 잘 붙어도 붙인 마디 바로 위나 아래가 상할 수 있습니다. 미국 215명을 평균 6.7년 본 연구에서 그 때문에 다시 넓히거나 더 붙여야 할 비율이 5년 16.5%, 10년 36.1%로 예측됐고, 여러 연구를 모으면 약 5~30%입니다.
- 감압술 뒤: 흔들림이 없는 협착증 246명을 평균 8.2년 본 연구에서 다시 수술은 약 15%, 그 중 유합까지 간 경우는 전체의 약 7%였고 나머지는 다시 넓히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흔들림이 없는 협착증에서 유합을 더해도 재수술은 줄지 않았습니다. 스웨덴 무작위 연구(247명) 6.5년 재수술은 유합 22% 대 감압 21%, 미국 워싱턴주에서 1990년대 유합 비율이 9.4%에서 19.1%로 두 배가 되는 동안 4년 재수술은 12.4%에서 14.0%로 오히려 늘었고, 연구 17편을 모은 2025년 분석에서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흔들리는 전방전위증은 다릅니다. 감압만 한 쪽의 재수술이 더 많았다는 연구(34% 대 14%)와 비슷했다는 연구(12.5% 대 9.1%)가 나란히 있습니다. “감압은 다시 손대더라도 다시 넓히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유합은 뼈가 잘 붙어도 위아래 마디 때문에 다시 손대는 경우가 있습니다.”(이대영 병원장)
유합술이 맞는 허리도 있습니다
유합술이 나쁜 수술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허리를 굽혔다 펴며 찍은 엑스레이에서 마디가 크게 움직이거나, 뼈가 절반 가까이 밀려났거나, 신경을 풀려면 받침 관절을 거의 다 깎아야 하거나, 허리가 휘어 바로 세워야 걸을 수 있을 때는 유합이 맞습니다. 그런 허리는 대개 하루아침에 오지 않습니다. 수술하지 않은 전방전위증 145명을 10년 이상 본 일본 연구에서 밀림이 진행한 분은 34%였고, 나머지는 디스크가 낮아지며 다시 안정됐습니다. 단, 같은 연구에서 걸을 때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하거나 대소변이 불편한데 수술을 거부한 35명 중 83%는 신경 증상이 나빠졌습니다. 넓히기로 충분한 허리를 붙여야 할 때까지 미루지 말자는 것, 그게 이 글의 요지입니다.
새길병원의 척추관협착증 수술
수술이 필요하면 대부분 뼈를 깎지 않는 허리 수술(NOLD)로 감압합니다. 등에 작은 구멍 두 개를 내고 하나로는 내시경을, 다른 하나로는 기구를 넣어(양방향 척추 내시경), 뼈 지붕을 자르지 않고 뼈마디 사이 틈으로 들어가 신경을 누르는 두꺼워진 인대를 굽은 기구로 걷어 냅니다. 이 방법(척추관협착증 치료법 NLBD)은 Asian Spine Journal(2024)에 발표했고, 한계도 함께 적었습니다 — 맨 아래 마디는 까다로운 편이고, 뼈 압박이 심하면 결국 더 깎아야 합니다. 예전에 넓힌 자리가 다시 좁아지거나 다른 마디가 좁아지면 내시경으로 다시 넓히는 방법도 있습니다(재수술 치료법 BIRD, Journal of Orthopaedic Surgery and Research 2026).
- 마취: 주로 척추마취, 필요하면 국소마취와 수면마취, 원하시면 전신마취
- 입원: 2박 3일, 수술 당일부터 걷는 분이 많음
- 나이: 80~90대도 검토
- 유합술: 전방전위증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하지 않고, 굽힘·펴기 엑스레이에서 상당한 불안정성이 있을 때 검토
연구 결과가 아니라 수술하는 의사로서의 생각을 하나 덧붙이면, “먼저 넓혀 두면 신경은 이미 풀려 있습니다. 나중에 흔들림 때문에 붙여야 해도 신경을 다시 풀 필요가 없을 수 있고, 고정을 짧게 하거나 옆구리쪽에서 할 수도 있어요. 넓히는 수술은 나중의 선택지를 닫지 않습니다.”(이대영 병원장)
수술을 하든 안 하든 운동은 순서가 있습니다. 자세가 나쁜 상태에서 근력 운동을 하면 다치기 쉬우니, 먼저 몸의 감각·균형으로 바른 자세를 익히고 그다음에 근력 운동을 합니다. 감압 수술 뒤에는 바뀐 자세에서 균형 감각을 새로 익힌 뒤 근력 운동으로 넘어가요. 코어 인지 보행(CCW)은 새길병원이 수술 후 환자에게 시행하고 있는 재활 방법으로, 근력보다 코어를 쓰는 감각을 되찾아 다시 바르게 걷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론적 근거는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CCW: Journal of Pain Research 2026 · CCT: Frontiers in Pain Research 게재 승인).
정리 — 척추관협착증 수술 시기, 기억할 세 가지
- 수술에는 적절한 때가 있습니다. 서두르라는 말이 아니라, 너무 미루면 붙이는 수술조차 어려워지고 넓히는 수술도 제때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 감압을 먼저 생각하고 유합은 그다음. 넓히기로 충분한 허리는 넓히고, 유합이 필요한 분에게는 유합이 맞습니다.
- 걸음이 줄고 있다면 그때가 상의할 때. 통증보다 걸음을 보십시오.
새길TV 영상
① 허리는 한번 손대면 계속 손대게 된다? — 이 글의 바탕이 된 53분 강의. 감압과 유합이 왜 다른 수술인지, 미루면 무엇을 잃는지, 통증보다 걸음을 봐야 하는 이유.
② 건강한 노후,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미래 [허리통증, 협착증, 굽은허리] — 협착증이 있으면 왜 등이 굽는지, 그대로 두면 걷는 거리·다리 힘·균형이 어떻게 떨어지는지.
③ 초고령 환자, 허리 치료가 정말 가능할까? — 버티는 것이 괜찮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기자 질문에 답하며 설명.
새길병원 치료 근거
- 척추관협착증 치료법(NLBD) 보기 · 재수술 치료법(BIRD) · 뼈를 깎지 않는 허리 수술(NOLD) · 코어 인지 보행(CCW)
- 함께 읽기: 허리협착증, 걷다가 다리가 저릴 때 확인할 3가지 · 감압술·후궁절제술은 무슨 수술인가요? · 척추관협착증 수술, 나사 고정이 꼭 필요할까요?
- 자주 묻는 질문: 수술 안 하고 버티면 어떻게 되나요? · 유합술을 권유받았는데 꼭 해야 하나요? · 고령인데 수술을 받아도 괜찮을까요? · 인접 분절 퇴행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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