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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관절 궁금증

허리 통증과 전방전위증, 어긋났다고 꼭 나사못을 박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2026.10.29

작성·검토: 이대영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 최종 수정 2026.11.02

“전방전위증이 있다고 해서 아픈 것이 아닙니다. 전방전위가 있다고 병인 것도 아니고, 수술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대영 병원장이 새길TV에서 드린 말입니다. 진료실에서는 “허리뼈가 어긋나 있는데 나사못을 박아야 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짧게 답하면, 어긋났다는 이유만으로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유합술)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50세가 넘어 생기는 퇴행성 전방전위증은 협착증과 같은 원리로 신경이 눌려 아픈 병입니다. 그래서 치료의 중심은 뼈를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눌린 신경을 풀어 주는 수술(감압술)입니다. 많이 밀렸거나, 숙이고 젖혀서 찍은 사진에서 크게 흔들리거나, 다리보다 허리 자체가 훨씬 아플 때는 나사못 고정을 고려합니다. 용어·근거·영상은 글 끝 ‘더 알아보기’에 모았습니다.

전방전위증이란 무엇인가요?

전방전위증(척추전방전위증)은 허리뼈 하나가 바로 아래 뼈보다 앞으로 미끄러진 상태를 말합니다. 얼마나 밀렸는지는 아래 뼈의 앞뒤 폭을 넷으로 나눠 1~4단계로 부릅니다. 진료실에서 보는 대부분은 1단계입니다.

전방전위증이란 — 위 허리뼈가 아래 뼈보다 앞으로 밀린 상태와 밀린 정도로 나눈 Meyerding 1~4단계 도식

전방전위증과 단계(새길병원 · 이대영 병원장 설명을 바탕으로 새로 그린 도식, 등급 기준은 Meyerding 1932): 아래 뼈 윗면을 네 등분해 위 뼈가 어디까지 밀렸는지로 1~4단계를 매깁니다. 단계는 ‘얼마나 밀렸나’이지 ‘얼마나 아픈가’가 아닙니다.

원인은 크게 둘입니다. 젊은 나이에 뼈 뒤쪽 고리가 끊어져 생기는 협부형과, 나이가 들며 뼈 뒤쪽 작은 관절과 디스크가 닳아 생기는 퇴행성입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은 대부분 퇴행성이고, 허리 아래쪽 마디에 가장 흔합니다.

전방전위증 엑스레이 — 허리뼈(L5)가 아래 뼈(S1)보다 앞으로 밀린 모습, 빨간 선은 뼈 윤곽
전방전위증 엑스레이(옆에서 본 모습). 위 뼈(L5)가 아래 뼈(S1)보다 앞(왼쪽)으로 밀려 있습니다. 빨간 선은 뼈의 윤곽입니다.

사진에서 어긋나 보이는 것과 아픈 것은 따로 갈 때가 많습니다. 허리가 아프지 않은 사람을 찍은 연구에서도 열 명 중 넷은 뼈가 조금 밀려 보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긋남 자체가 아니라, 그 어긋남이 신경을 어디서 얼마나 누르느냐입니다. 그래서 사진 한 장보다 숙이고 젖혀서 찍은 옆 사진의 흔들림과 신경이 눌린 정도를 함께 봅니다.

전방전위증은 일반적으로 어떻게 치료하나요?

치료 순서는 세계적으로 큰 틀이 같습니다. 먼저 약·운동·주사 같은 비수술 치료를 하고, 그래도 신경 증상이 석 달 넘게 이어지면 그때 수술을 검토합니다.

수술을 한다면 ‘신경만 풀어 줄지, 나사못 고정까지 할지’가 다음 질문입니다. 뼈가 밀린 협착증 환자를 두 무리로 나눠 5년을 지켜본 큰 연구에서, 신경만 풀어 준 쪽과 나사못까지 박은 쪽의 결과는 같았습니다. 다시 수술한 비율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말은 ‘나사못은 필요 없다’가 아니라, ‘전방전위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사못이 필요하지는 않다’입니다.

나사못 고정은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수술이 아니라, 그 마디를 다시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수술입니다. 수술이 커지는 만큼 출혈과 입원 기간이 늘고, 고정한 마디의 위아래가 더 닳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더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럼 유합술이 필요한 전방전위증은 어떤 경우인가요?

아래 같은 경우에는 나사못 고정을 함께 고려합니다.

  1. 많이 미끄러졌거나(2단계 이상), 지켜보는 동안 빠르게 더 미끄러질 때
  2. 숙이고 젖혀서 찍은 옆 사진에서 마디가 크게 흔들릴 때, 또는 뼈 고리가 끊어진 협부형일 때
  3. 다리 저림보다 허리 자체의 통증이 훨씬 클 때
  4. 옆으로 휘거나 앞으로 굽은 변형을 함께 바로잡아야 할 때

같은 사진을 보고도 의사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어, 나사못 고정을 권한 의사가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환자에게는 나사못 고정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고를 권리가 있습니다. 신경을 풀어 주는 수술이 어떤 수술인지, 수술은 언제 하는지는 아래 ‘치료 근거’의 감압술 글과 척추관협착증 수술 시기 글에 따로 적었습니다.

전방전위증, 어긋난 뼈는 신경을 어디에서 누르나요?

“퇴행성 전방전위증은 협착증과 다른 병이 아닙니다. 신경을 누르는 것은 어긋난 뼈가 아니라 두꺼워진 인대입니다.” 새길TV 강의에서 되풀이해 드린 말입니다. 신경이 지나는 길은 두 곳입니다. 가운데 큰 통로(척추관)와, 뼈 사이로 신경이 밖으로 나가는 구멍(추간공)입니다. 어긋남 자체가 가운데 통로를 좁히는 몫은 작습니다. 가운데를 누르는 것은 대개 나이 들며 두꺼워진 척추 뒤쪽 인대(황색인대)입니다. 어긋남이 직접 하는 일은 오히려 옆 구멍을 좁히는 쪽이고, 구멍 쪽 신경이 눌리면 아픈 자리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전방전위증을 협착증과 따로 떼어 보지 않고, 어긋난 정도보다 ‘가운데가 눌렸나, 구멍이 눌렸나’를 먼저 봅니다.

그래서 새길병원은 밀린 정도 하나보다, 숙이고 젖혀서 찍은 옆 사진의 흔들림과 증상의 중심(다리인지 허리인지)을 함께 보고 정합니다. 신경만 풀어 준 뒤 나중에 마디가 흔들려 다시 수술하는 분도 더러 있습니다. 그 위험을 줄이는 길은 뼈 뒤쪽 관절을 되도록 지키는 것입니다.

새길병원은 그래서 뼈를 깎지 않고 두꺼워진 인대만 걷어 내는 허리 수술(NOLD)을 하고 있습니다. 수술 방법은 국제학술지(Asian Spine Journal)에 발표했습니다.

굴곡·신전 사진에서 보는 전방전위증의 흔들림 — 숙일 때와 젖힐 때 위 뼈가 밀리는 거리와 각도가 달라지는 모식도

굴곡·신전 사진에서 보는 흔들림(새길병원 · 이대영 병원장 설명을 바탕으로 새로 그린 도식): 숙인 자세와 젖힌 자세로 두 번 찍어 위 뼈가 밀리는 거리와 각도의 차이를 보면, 서서 찍은 사진 한 장으로는 알 수 없는 흔들림이 보입니다.

“나이가 들면 더 불안정해지지 않나요?”라는 걱정도 많습니다. 수술하지 않고 오랫동안 지켜본 연구에서 세 명 중 한 명은 더 밀렸지만, 더 밀린 것과 증상이 나빠진 것은 관계가 없었습니다. 더 밀리지 않은 분들은 오히려 뼈 사이가 좁아지며 다시 안정되기도 합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몇 년 전에 척추가 어긋났다고, 나사로 고정하는 큰 수술을 해야 한다고 들었다”는 분이 정말 많습니다. 그 말이 무서워 몇 년을 버티다 오시는데, 그 사이 몸은 아픈 자세에 적응하고 적게 움직이며 더 늙어갑니다. 60·70대 어르신 사진에는 조금씩 어긋난 경우가 아주 흔하지만, 허리가 전혀 아프지 않은 분도 많습니다. 뼈가 ‘어긋났느냐’보다 그 어긋남이 신경을 얼마나 누르느냐가 중요합니다.

전방전위증 운동, 근력부터 키우면 될까요?

순서가 있습니다. 허리가 오래 아픈 분은 몸의 균형 감각이 흐트러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상태로 건강한 사람의 ‘허리 강화 운동’을 따라 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바른 자세와 몸의 감각을 되찾고, 그다음에 근력 운동을 더합니다. 수술 뒤에도 바뀐 자세에서 균형을 새로 익힌 뒤 근력 운동으로 넘어갑니다. 척추 전방전위증 운동도 이 순서를 따릅니다.

코어 인지 보행(CCW)은 새길병원이 수술 후 환자에게 시행하고 있는 재활 방법으로, 근력보다 코어를 쓰는 감각을 되찾아 다시 바르게 걷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론적 근거는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CCW: Journal of Pain Research 2026).

수술이 필요하다면, 새길병원의 신경을 풀어 주는 수술은 주로 척추마취로 하고 입원은 보통 2박 3일입니다.

이럴 때는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 소변·대변을 보기 어렵거나 항문 주위 감각이 둔해질 때
  • 발목·발가락에 힘이 빠지거나 다리 힘이 눈에 띄게 약해질 때
  • 걸을 수 있는 거리가 몇 주 사이에 크게 줄었을 때
  • 다리 저림이나 감각이 둔한 범위가 점점 넓어질 때

걸으면 다리가 저려 쉬어야 하거나 대소변이 불편한데도 수술하지 않고 지낸 분들을 오래 지켜본 보고에서는, 열 명 중 여덟 명이 더 나빠졌습니다. 무서워서 미루기보다, 지금 내 전방전위증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 제때 평가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전방전위증, 기억할 3가지

  1. 전방전위증은 허리뼈가 앞으로 조금 밀린 상태이고, 50세 이후에는 대부분 퇴행성입니다. 어긋난 정도보다 신경이 얼마나 눌렸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2. 치료는 비수술 치료 → 신경을 풀어 주는 수술 → 필요하면 나사못 고정의 순서입니다. 뼈가 밀려 있어도 신경만 풀어 주는 수술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고, 나사못 고정은 불안정이 뚜렷하거나 허리 자체 통증이 큰 경우 등에 고려합니다.
  3. 다리 힘이 빠지거나 대소변이 불편하면 미루지 말고 평가를 받으세요.

더 알아보기 — 용어·영상·근거

용어 풀이

  • 전방전위증 — spondylolisthesis — 위 허리뼈가 바로 아래 뼈보다 앞으로 밀린 상태. 판독지에는 ‘spondylolisthesis, grade 1’처럼 적힙니다.
  • 퇴행성 전방전위증 — degenerative spondylolisthesis — 나이가 들며 뼈 뒤쪽 작은 관절과 디스크가 닳아 생기는 종류. 50세 이후에는 대부분 이것입니다.
  • 협부형 전방전위증 — isthmic spondylolisthesis — 뼈 뒤쪽 고리(협부)가 끊어져 생기는 종류. 젊은 나이에 많습니다.
  • 1~4단계 — Meyerding grade I~IV — 아래 뼈 윗면을 넷으로 나눠 위 뼈가 어디까지 밀렸는지로 매긴 단계. 아픈 정도가 아닙니다.
  • 감압술 — decompression — 눌린 신경을 풀어 주는 수술. 뼈를 깎지 않고 두꺼워진 인대만 걷어 내는 새길병원의 허리 수술(NOLD)도 감압술입니다.
  • 유합술(나사못 고정) — fusion, screw fixation — 흔들리는 마디를 나사못과 뼈 이식으로 다시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수술.
  • 황색인대 — ligamentum flavum — 척추 뒤쪽을 잇는 인대. 두꺼워지면 신경이 지나는 통로를 좁힙니다.
  • 굴곡·신전 사진 — flexion-extension X-ray — 숙인 자세와 젖힌 자세로 두 번 찍어 마디의 흔들림(불안정성, instability)을 보는 엑스레이.

자주 묻는 질문

전방전위증이 있으면 꼭 나사못 고정(유합술)을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어긋났다는 이유만으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5년을 지켜본 큰 연구에서 신경만 풀어 준 수술과 나사못까지 박은 수술의 결과는 같았습니다. 많이 밀렸거나, 크게 흔들리거나, 허리 자체 통증이 훨씬 클 때 고려합니다.

나이가 들면 전방전위증이 더 심해지나요?

지켜본 연구에서 세 명 중 한 명은 더 밀렸지만, 더 밀린 것과 증상이 나빠진 것은 관계가 없었습니다. 더 밀리지 않은 분은 뼈 사이가 좁아지며 다시 안정되기도 합니다.

전방전위증 운동은 무엇부터 하나요?

근력 운동보다 먼저 바른 자세와 몸의 균형 감각을 되찾고, 그다음에 근력 운동을 더합니다. 수술 뒤에도 바뀐 자세에서 균형을 새로 익힌 뒤 근력 운동으로 넘어갑니다.

새길TV 영상으로 더 보기

더 읽을거리 — 이대영 병원장의 책

수술이 잘 됐는데도 걷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뼈를 고정하기보다 몸의 균형을 되찾는 쪽에서 허리 회복을 보는 생각은 이대영 병원장의 책 『100년 쓰는 완벽 허리: 척추 전문의가 만든 기적의 재활법, 코어 인지와 체중 이동』(한스미디어, 2026)에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 새길병원 치료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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